탭바를 띄우자, 공간감이 생겼다

Work

2025. 7. 14.

앱 출시 전, Fort의 화면을 설계하던 때였다.

Fort는 이불로 만든 작은 아지트, 즉 '나만의 공간'을 뜻하는 단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미국 드라마에서 아이들이 이불로 만든 비밀 공간을 간혹 볼 수 있는데 이를 'Blanket Fort'라고 부른다.

우리는 Fort의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앱 전반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에 중점을 두었다.

공간감에 대한 고민

아늑하고 편안함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적 시도를 했다. 예를 들어, Fort가 연상되는 이미지를 블러 처리해 마치 그 공간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몰입감을 주거나, 인박스에서는 카드 UI를 사용해 Fort 안에서 친구들과 카드를 돌려보는 느낌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앱 안에서 나만의 공간을 더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UI에 공간감을 더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뚜렷한 방법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탭바를 띄운다는 아이디어

그러던 중, 대표인 현수님이 “하단 탭바를 띄워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하단 탭바는 늘 화면 맨 아래에 붙어 있는 고정 요소라고만 생각했기에 처음엔 ‘그게 된다고?’ 싶었다. 보통 꾸민다고 해봤자 위쪽 모서리를 살짝 둥글게 다듬는 정도만 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꼭 붙어 있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진 순간, 딱히 붙어 있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결국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작은 변화로 얻은 공간감

직접 탭바를 띄워봤다. 테두리와 투명도를 미세하게 조정하자, 탭바 뒤에 가려져 있던 영역이 살짝 보이면서 예상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공간감이 생겼다. 작은 변화였지만, 앱 전반의 UI에 입체감과 개성을 크게 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물을 구현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터치 영역의 정의, 겹치는 요소 처리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했고, 개발자분과 함께 다양한 테스트를 하며 해결해 나갔다. 그렇게 지금의 안정적인 화면이 완성됐다.

배운 점과 앞으로의 계획

디자이너로서 종종 '이건 원래 이렇게 쓰는 거지'라는 관념에 갇히기 쉽다. 그러나 그 고정된 관념을 깨면 의외의 가능성이 열린다. 이번 변화는 디자이너가 아닌 팀원들의 새로운 관점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이후 애플의 Vision Pro 출시로 다양한 공간감을 강조한 UI 아이디어가 공유되고, 최근에는 리퀴드 글래스 트렌드까지 이어지며 공간을 입체적으로 다루는 흐름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미 개발자와 함께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며 공간감을 실험해왔기에, 앞으로는 애플이 제공하는 새로운 UI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Fort 안에서 더 풍부한 공간 경험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떠있는 탭바를 직접 보고 싶다면?

Fort 앱 다운로드